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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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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마살에 방랑벽까지 겹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을 혼자서 유람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연 7%에 달하는 물가인상률 덕분에 대중교통 운임도 옛날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신흥 교통수단도 많이 등장하게 되었다.

   지난 금요일부터 2박 3일간 휴가를 다녀오면서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서울과 대구를 오갈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을 이용했는데,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일반고속"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1] 2월 휴가때 승차했던 삼화고속 일반승차권

    
     ※ 서울 ↔ 대구간 대중교통 운임요금표(2007년 2월 12일 현재 기준)
         ○ 일반고속/우등고속/심야우등고속(서울강남-대구): 14,600원 / 21,600원 / 23,800원
         ○ 일반고속/우등고속/심야우등고속(동서울-대구) : 14,800원 / 21,800원 / 24,000원
         ○ 무궁화호/새마을호/KTX(동대구-서울) : 20,000원 / 29,400원 / 38,600원
         ○ 시외버스는 고속버스와 운행구간 중복으로 미운행


   상기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장 비싼 KTX 와 가장 저렴한 일반고속의 운임 차이는 무려 24,000원이다.

   10여년 전 우등고속버스가 새로이 도입되면서 1일 몇 대 꼴로 운행대수가 줄어든 일반고속버스는 앉았을 때 무릎이 닿는 불편함과, 시트를 뒷쪽으로 젖혔을 때 허리의 곡선과 일치하지 않는 불편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우등고속과 비교가 되면서 사람들이 외면하는 듯 했으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나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지갑이 얇아진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주가를 한층 높여갔다.

   CRDi 라든가 터보인터쿨러 같은 신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옛날 순정 8기통 또는 12기통, 16기통의 디젤 엔진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일반고속과 우등고속은 편의성의 차이 외에도 소요시간의 차이라는 단점을 하나 더 가지고 있었다. 말 한 마리가 45Kg 의 짐을 짊어지고 30Km 를 가는데 걸리는 시간과 27Kg 의 짐을 짊어지고 같은 거리를 가는데 걸리는 최단시간은 분명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 일반고속의 승차정원은 45석, 우등고속의 승차정원은 27석이다 -

   대우자동차에서 생산하는 로얄 크루져 같은 신차들이 등장하면서는 좌석의 배열도 신체구조를 감안하여 어느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면서 차체가 커지게 되었고, 고속국도의 선형개량공사가 많이 완료됨과 동시에 중부내륙선과 같은 고속국도들이 신설되면서, 오늘 탔던 버스처럼 속도제한장치가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 8분만에 서대구 터미널에 나를 내려주는 기염을 토하는 일도 이제는 일상 다반사가 되어버렸는데…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약 3시간 45분이었다.

   속도제한장치가 고장났는지 일부러 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120Km/h 이상으로 칼질을 하면서 달리는 심야우등고속을 운이 좋아 타지 않는 이상에는 절대 3시간 30분만에 오는 것은 불가능했었고, 반포에서 궁내동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구간이 조금이라도 막히는 날에는 어김없이 4시간을 찍곤 했던 길이었는데 이제는 평균이 3시간 10분이 되어버렸으니 엄청난 단축이 아닌가?

   그렇지만, 점점 짧아지는 소요시간은 차치하고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에드몬슨식 승차권을 수기 개표기로 '딸깍'하고 끊어내며 탔던 비둘기호 열차처럼 일반고속도 나중에는 속도경쟁과 시간 경쟁에서 밀려 결국 자취를 감추는 전철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많은 것들이 주변에서 사라지고, 그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 시내 곳곳에 뚫린 도로교통망이 그렇고, 자고 일어나면 바뀌고 무언가 새로 개발되는 IT 분야의 여러 벤더들이 쏟아내는 아이템들이 그럴 것이다.

   일상속에서 매일 그것을 접하고 사는 사람들은 조그마한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짧게는 한 달에 한 번 길게는 몇 달에 한 번씩 장거리를 여행하다 보면 특히 도심에서 일어나는 건물의 변화라든가 이런 대중교통수단의 변모는 알 듯 모를 듯한 여운과 함께 무언가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런 기록들을 시간의 흐름과 발맞추어 잘 정리해 놓는다면, 분명 후세에는 재미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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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2 01:27 2007/02/1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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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드 | 2007/02/12 15: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동안 일을 하다가 지금 잠시 쉬는 중인데, 여행을 갈까 말까 고민중이거든요.
이 포스트를보니 왠지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Laysys | 2007/02/13 00:38 | PERMALINK | EDIT/DEL
가끔 심장이 머리에서 뛰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할 때가 있죠.
머릿속을 충동질하는 심장을 지니고 있다는 건 아직 젊다는 반증이 아닌가 합니다.
가까운데라도 훌쩍 떠나서 바람 한 번 쐬고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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