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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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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회(所懷) :: 2008/03/10 22:51
S그룹의 메신져 네이트온

[ MSN 이후 대중화 된 메신져 네이트온 ]

   시계의 거친 발자국 소리를 벗삼아 숨죽이며 살아온 지도 어느새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운신의 폭이 좁아진 탓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빛바랜 걸음걸이와 함께 나서는 휴가가 유일하게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관문이다. 법으로 보장된 '근로'와 '여가'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행위에 대해서도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어쩌면 이런 연필로 그린 낡아빠진 초상화 같은 휴가가 더더욱 달콤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주 오랜만에 메신저에 접속했는데, 느낌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몇몇 지인들이 접속중이었고, 그 중 연락한 지 꽤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친구 하나가 내 접속을 눈치채고는 말을 먼저 걸어왔다. 바로 온라인과 인터넷의 대중화가 가져다 준 또 하나의 폐단이 여기서 여실히 드러난다.

   편지나 전화가 유일한 수단이었던 - 조금 더 나아가서는 PC통신의 전자우편이 부가적인 서비스였던 - 시절에는 무언가 폐쇄적이긴 했지만 인간미 넘치는 무언가가 상존했다. 지금은 사라진 그 무엇인가가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자기 능력 한계의 범위 내에서만큼은 멀티태스킹의 기교에 힘입어 얼마든지 많은 이들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면서 또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현세의 자화상이다.

   오랜만에 만난 - 만난다는 표현이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꽤 오래되었다. 하지만, 만난다는 표현보다는 마주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 친구와 나는, 유형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간의 일들을 서로의 PC 모니터에 활자로 만들어 찍어대기 시작했다. 워낙 오래된 10년지기라 별반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그만큼 연락이 소원했던 기간동안 쌓인 일상이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휴대폰이나 네트워크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어렵사리 전화나 구두 약속을 통해 정해졌던 만남에 대한 약속이 이제는 더 이상 필요없어지고, 내가 필요한 시간대에 또는 내가 가용한 시간대에 로그인이라는 일련의 절차만 거치게 되면 언제든 오픈된 상태로 사전에 맺어진 '친구'라는 울타리 속 사람들에게 나를 드러내는 지금의 이 시스템은, 어쩌면 인간관계를 더욱 삭막하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비쿼터스와 같은 자유분방한 액세스의 표상과도 같은 단어를 굳이 앞세우지 않더라도…

   이렇듯 만나지 않아도 서로의 일상을 전달하고 또 전달받을 수 있는 이런 상황이 십수년 후 쯤에는 고도로 발달된 신경전달물질이나 센서 등과 같은 기술에 의해 사람 사이의 정(情)을 느낄 수 있는 스킨십을 그리워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메신저상의 '친구' 그룹과 실제 '친구'가 풍기는 묘한 차이를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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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0 22:51 2008/03/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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