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 유일무이(有一無二...
스물세 살이나 더 먹어버린...
만화책과 이용소(理容所)
ASUS EEEPC 901 과 MSI WIND... (3)
몇 년 만에 찾은 오이도 포구
다시 찾은 서울, 한강둔치
소회(所懷)
KT 메가TV 체험기
제주 여행기 #2 - 백업(Back...
제주 여행기 #1 - Prologue
긴 여정의 서막
학교 수료식이 끝나고 난 후 사진을 찍으며 아쉬운 석별의 정도 나누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사람들과 미처 나누지 못한 인사를 한 뒤에 우리 일행은 재빨리 숙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저녁에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항으로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모두가 분주하게 짐을 챙기고 있을 무렵, 나는 전날 챙겨둔 가방과 택배 박스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충남대 후문에서 3개월간 대전에서 생활했던 3명의 짐을 실어 나를 차를 가지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LPG 연료를 쓰는 NF 소나타를 인수받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제동은 그럭저럭 별 문제없이 되는 것 같았지만 액셀레이터를 밟을 때 가속을 하며 들려오는 높은 주파수의 가래 끓는 소리가 신경을 거슬리는 듯 했다. 어차피, 장거리를 오랜 시간 동안 가는 것이 아니라 단거리 주파용이었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와서는 여행용 가방이며 4명분의 짐을 잔뜩 싣고 나니 사람이 타고도 여행용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놓아야 할 지경이다.
8월 10일 금요일, PM 19:00
여정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다

<최초 계획이었던 인천↔제주 오하마나호 승선권>

<백업으로 마련해 둔 인천↔제주 아시아나항공 탑승권>
2개 팀으로 나누어서 우리쪽 팀 차량에 승차한 3명은 대전에서 수원, 안산을 거쳐 인천 연안부두에 오후 5시경 무사히 도착했는데, 대전에서 계룡시에 들러 짐을 내려놓고 인천으로 오는 또 다른 팀의 2명이 고속도로 사정으로 조금 늦게 도착한다는 요지의 전화통화가 계속적으로 1시간 동안 오고갔다.
오후 6시 승선수속을 해야하므로, 일단 예약해 둔 표를 찾고 여객선 터미널에 남을 2명에게 표를 맡겨둔 뒤에 나는 대전에서 인수받은 차량을 인천지점에 반납하기 위해서 이동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얼마 안되는 거리를 살인적인 시내의 교통체증으로 인해 차를 인계하고 나서 배가 출항하는 저녁 7시까지 여객선 터미널로 복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결국 7시 조금 전에 예매한 표를 10% 환불 수수료를 공제하고 47만원을 환불받은 뒤에 계룡시에서 올라온 1팀의 차량으로 터미널에 있던 4명은 먼저 인천공항으로 이동하고, 나는 공항버스를 타고 현지에서 바로 인천공항 신도시로 들어갔다.
8월 10일 금요일, PM 23:00
섬 여행을 위한, 섬 아닌 섬에서의 1박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원래 뭍이 아니었다. 한진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에서 공항 부지에 대한 기초공사와 각종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던 99년경에는, 2층 바이킹으로 유명한 월미도에서 배에 차를 싣고 들어가거나 공사에 관계된 차량과 장비, 물자들이 이동하던 율도선착장에서 오가는 바지선에 차량을 싣고 이동할 수 있는 그야말로 완전한 섬이었다.
영종대교로 연결된 신공항 고속도로가 외곽순환로 등 서울 도심과 주변의 위성도시들을 연결하는 교통망과 잘 연계되어 있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99년도에 유달리 영종도에 사는 사람들이 사용하던 PC를 많이 A/S하고 조립해서 납품도 많이 했던 터라 다시 공항신도시를 밟았을 때의 느낌은 정말 새롭기 그지없었다.
다 쓰러져 가는 섬 안에서 하나뿐인 주유소에, 이정표도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편도 1차선의 지방도 일색이었던 그 척박한 땅이,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이후 엄청나게 발전해 이제는 공항신도시에 들어서면 섬이라는 느낌도 나지 않는다. 다만, 밤이면 자욱하게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해무(海霧)만이 그곳이 바다에 근접한 섬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을 뿐이다.
8월 11일 토요일, AM 01:00
섬 여행을 위한, 섬 아닌 섬에서의 1박
내가 공항신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일행들이 기다리던 PC방에서 밤 11시경에 나온 우리는, 섬 여행을 위한 섬 아닌 섬에서의 1박을 위해 근처에 있는 찜질방으로 이동했다. 한여름에 얼음방은 커녕 제일 낮은 온도의 방이 66도였고 마땅히 잘 데도 없는, 그야말로 안구에 쓰나미가 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샤워를 하고 찜질방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우리는 수은주가 66도를 가리키는 방에서 잠드는 것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두 모여서 맥반석에 구운 계란과 시원한 식혜를 들이키고는 모두 뿔뿔이 시원한 곳을 찾아 흩어졌다. 10분도 채 안되어 열기가 온몸을 감싸고 도는 탓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일행 중에 밤에 잠 안자기로 유명한 1명을 찜질방 안에 있는 간이 PC방에다 불침번을 세워놓고 각자 알아서 잠을 청하게 되었는데,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을 타야 하는 1명이 인천공항에서 새벽 5시 30분에 있는 첫차를 타기 위해서는 4시 30분에는 늦어도 일어나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놓은 방책이다.
8월 11일 토요일, AM 04:38
섬 여행을 위한, 섬 아닌 섬에서의 1박
더워서 자다 깨기를 몇 번을 반복하다가 결국 홀의 구석에 있는 에어컨 밑에 자리를 잡고 다시 잠을 청하면서 시계를 보았을 때 새벽 2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공기가 시원해지자 다시 스르르 잠이 들었다가 화들짝 놀래서 일어난 것이 4시 38분이다. 잘려고 누우면서 2시간만 자고 일어나야 된다고 자기암시를 걸었던 것이 제대로 적중했나보다. 서둘러 넓은 홀 안에서 뒹굴면서 자고 있는 일행들을 한 명씩 찾아서 모두 깨우고 씻은 다음, 앞서 이동했던 1팀의 차량을 타고 가까스로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 2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