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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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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다음의 네 가지 인간유형 중, 군 조직에서 가장 빨리 사라져야 할 인간의 유형은 어떤것인가?"
  
   첫째, 부지런하고 머리 좋은 사람.
   둘째, 부지런하고 머리 나쁜 사람.
   셋째, 게으르고 머리 좋은 사람.
   넷째, 게으르고 머리 나쁜 사람.

   여기까지 읽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마도, 네 번째의 "게으르고 머리 나쁜 사람"을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정답은 두 번째, 부지런하고 머리 나쁜 사람이다. 처음 보았던 얘기의 정답 또한 두 번째였던 것 같다.

   부지런하니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일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데 반해 머리가 나빠 뒷감당이 안되니 다른 사람들에게 그 파장이 미쳐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어디까지나 웃자고 만들어 낸 이야기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언중유골이다. 비단 군대조직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학교같은 둘 이상의 다수가 모이는 울타리 안에서라면 통용될 수 있는 논리가 숨어 있다.

   실제 상황은 어떤지 한 번 살펴보자.

   오늘 아침 출근길 직후에 가진 티타임에서, 나를 비롯해 3명의 동료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명은 술도 끊고 커피 자판기도 끊고(?) 담배마저도 끊을려고 발악해 가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요 근래 몇 년간 흡연량이 부쩍 늘어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겨버린 상황에 처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내가 서 있다.

   "요즘 운동할 때 다리가 풀려서 힘들어 죽겠어." 다이어트 중인 인간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남들 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회식자리에서조차 맥주 한 컵을 못다 먹은채 아쉬움으로 주린 배를 달래며 일어서야 하는 정말 애처로운 알콜형 인간의 형상이다. 불쌍하지 않은가?

   흡연량이 부쩍 늘어 담배 없인 하루가 아니라 1분 1초도 버티기 힘든 니코틴형 인간도 절대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끊임없이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아가씨와 좀 더 근접거리에서 진도를 쌓아가려면 금연은 필수기 때문이다. 아마도 여자와 담배 둘 중 하나는 끊어야 할 지도 모른다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어댄다. 역시, 불쌍한 인간의 형상이다.

   반면에 술 담배 커피 등등 인간이 즐길 수 있는 기호품이란 기호품 그리고 음식이란 음식은 마다하지 않으면서 막강한 소화흡수분해능력을 자랑하는 나같은 하이브리드형 인간도 있다.

   남들은 하루에 두잔 이상 먹는걸 죄악시 내지는 생명단축의 지름길로 여기는 커피를 하루에 열 잔씩 꼬박꼬박 시간당 150cc 정량으로 투입하고 있는 카페인 킬러에다, 잠자기 전에 먹고 잠들면 관상이 바뀐다는 공포의 라면야식도 얼마든지 먹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날 일어날 수 있는 신진대사능력과, 알콜을 분해하는 플랜트라도 몸 속에 있는 것 마냥 술 먹고 밥만 든든하게 먹어주면 후환이 절대 없는 것이 바로 진정한 하이브리드형 인간의 정의다.

   커피 마시면 잠이 안와서 18시 이후에는 절대 커피를 안먹거나 못먹겠다고? 밤새 시험공부하겠답시고 캔커피 10개 사다놓고 홀짝거리면서 마시다 종국에는 배불러서 잠들어버리는 게 바로 하이브리드형 인간의 진면목이며, 하루에 담배를 한 갑씩 때워도 1.5Km 정도는 너끈하게 6분대 초반에 주파할 수 있는 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형 인간의 저력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하이브리드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신경질적인 요소를 내포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섭취하는 열량과 평소의 생태학적 관점(?)에서 보여지는 여러 가지 요인들은 엄청난 체중의 증가를 가져올 만한 것들이 많은데 반해 실제 외형상으로 나타나는 일말의 부작용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예민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조그마한 일에 연연하며 밴댕이 같은 속내를 자랑하지 않느냐 하는 추측을 가져올 만 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실상은 이렇다.

   남들보다 조금 더 큰 보폭과, 남들보다 좀 더 빠른 걸음걸이와, 선천적으로 땀의 배출량이 많고 일부러라도 몸을 움직이는 버릇을 몸에 잘 들여놓는다는 것. 그래서, 생활 자체가 쉴새 없이 움직이는 운동의 연속이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는 것. 띄엄띄엄 본다면 운동도 안하고 커피 찌개(?)를 즐기는 미식가 정도로 보이겠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면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내재되어 있다.
  
   이를테면, 5층에 있는 집에서 하루 두 번 출퇴근할 때 계단을 이용하는데 일부러라도 2-3칸씩 뛰어오르거나 뛰어내려가고, 범인(凡人)들이 걸어가기엔 멀다고 생각하는 거리도 너끈히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하체와 허리근육이 단련되어 있다. 2000년도까지만 해도 정말 귀차니즘의 진수를 보여주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그야말로 참살이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 2000년에는 같은 사거리에서 좌측 대각선 블럭에 있는 사우나에 가는 것도 걸어가기 귀찮아서 차를 끌고 갔다오곤 했었다. -_-b -

   인간의 유형에 대해서 논한다는 제목으로 시작해서 주절대다 보니 어느새 자랑 아닌 자랑이 되어버렸는데, 결국 몸을 많이 움직이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 기계도 주기적으로 자주 써주지 않으면 녹이 슬고 정상적인 동작을 하지 못하게 되듯이 인간의 몸 또한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자꾸 사용하고 움직이게 되면 거기에 부합되게 단련되고 익숙해져서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난 뒤에는 더 큰 벽도 넘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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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9 01:09 2007/03/0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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